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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Life/이것저것

MBC 라디오 싱글벙글쇼에 소개되고 꽃바구니 받은 사연

by 처음처럼5 2009.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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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야, 너 싱글벙글쇼에 나왔다. 참, 그리고 너 오늘 생일이구나. 축하한다." 

  어제 오후 1시경, 장모님의 전화에 아내는 깜짝 놀랐다. MBC FM 강석·김혜영의 싱글벙글쇼에 축하사연으로 소개되었다는 거다. 처음에는 흔한 이름이라 긴가민가 했는데 손자, 손녀 이름까지 나오니 장모님도 깜짝 놀라신 거다. 대구에 계신 아버지께서 며느리 생일이라고 싱글벙글쇼에 축하사연을 올리시고, 평소 라디오를 즐겨 들으시는 장모님께서 때마침 그 부분을 들으셨단다. 장인어른 병간호에 정신이 없으시던 장모님도 라디오를 듣고 막내딸의 생일을 기억하셨나 보다.

  그제 그러니깐 9일 오후 작년 며느리 생일을 그냥 지나치신 것이 맘에 걸리셨던 아버지께서 싱글벙글쇼 게시판에 축하사연을 올리셨는데 그게 선정되셨다. 아버지는 사연이 많고 늦게 올려 안될 줄 알고 며느리한테 라디오 들으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고 하셨다. 사연은 아래와 같다.
* 아버지께서 올리신 축하사연(싱글벙글쇼 홈페이지 화면 캡쳐)

  평소 무뚝뚝하시고 전화 걸때면 한두마디 하시다가 '엄마 바꿔줄게'라고 전화를 넘기시는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인 아버지는 사실 말로 표현은 잘 안하신다. 하지만, 가끔씩 라디오에 사연을 올리시거나 갑작스런 꽃다발을 보내시거나 하면서 아들과 며느리를 놀라게 하시는 일은 있었다. 사연 중간 부분에 '토끼같은 손녀와 알밤같은 손자' 부분이 유독 눈에 띈다. 한참 재롱 떨 나이의 손자 손녀를 자주 만나지 못하시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멀리 있다는 이유로 자주 찾아뵙기 못해 죄송스런 맘이 크다.  
* 하루에 한 명 밖에 뽑지않는 축하사연에 당첨되셨다. 선물은 꽃바구니(싱글벙글쇼 홈페이지 화면 캡쳐)

  그래도 아버지는 기대를 갖고 들으셨나 보다. 사연이 소개되자 바로 전화를 주셔서 축하해 주셨다고 한다. 항상 무뚝뚝해 보이고, 손자들이 가끔 내려가도 많이 안아주지 않으셔서 섭섭할 때도 있었지만 역시 표현 잘 안하는 경상도 분이신지라 그 깊은 사랑을 숨기고 계셨던 거다. 

* MBC 방송국에서 보내 온 축하 꽃바구니

 
아버지 덕분에 아내 생일에 선물 하나 준비하지 않고 늦게 들어간 아들 체면이 좀 섰다. 밤 8시 30분이 조금 넘어 선물인 꽃바구니가 배달되었다. 생일이기 때문에 당일에 도착하려고 열심히 달려왔다고 한다. 방송국에서 보낸 것이어서 생각보다 크고 푸짐했다.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싱글벙글쇼', 'MBC라디오'라고 적힌 리본이 참 정겹다.

  우리 무뚝뚝하지만 사랑이 넘치시는 시아버지의 며느리 사랑 덕분에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다. 장모님이 라디오를 들으셔서 더욱 기뻐하셨을 것 같다. 당신의 딸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공중파를 통해 확인하셨으니 말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시아버지시여, 이런 일은 얼마든지 따라하셔도 좋습니다^^

  아들로서, 아버지께 감사 드리며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며느리에게 하시는 만큼 어머니께도 꼭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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