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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가가 되자/History & Strategy

성공하는 리더들의 인재 활용법 3가지

by 처음처럼5 2009.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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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김인규 사장의 취임으로 이런저런 말들이 많은 요즘이다. 최측근 챙겨주기다, 언론 장악이다라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인규 사장이야말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과거 정치부 기자 시절에 전두환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던 것이 KBS 기자들에 의해 하나씩 밝혀지고 있으니 말이다.

  현 정권 초기에도 그랬다. 국무총리, 행정부처 장관, 검찰총장 등 굵직굵직한 인사 때마다 자격 논란이 일어났으며, 한국전력, KT 등 기업의 인사에까지 정권의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붉어지곤 했다.

  자고로 옛말에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치지 말며, 외밭에서는 신발을 고쳐신지 말라고 했거늘. 그들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한들 잡음을 일으키면서까지 등용해야 할 정도였을까.

  인재를 등용하고 배치하는 것을 보면 리더의 자질을 알 수 있다. 사실 '정치' 혹은 '경영'이라는 것도 다 사람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기초가 된다. 꼭 필요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안목이야 말로 리더들의 필수 역량이라고 할 수 있겠다.

* KBS 김인규 사장 선임은 현 정부의 인재정책을 잘 나타내는 단면이다.(사진출처 : 네이버 이미지 검색)


  이런 맥락으로 역사를 돌이켜 봤을 때 성공하는 리더들의 인재 활용법에는 다음의 3가지 원칙 있다. 



 
1. 출신지, 신분에 관계 없이 인재 등용의 문을 활짝 열었다.


  성공하는 리더의 공통점은 인재들에 목말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인재 등용을 위해 과거와 같은 제도를 도입한다. 이런 제도를 통해 오로지 실력만으로 선발된 인재를 곳곳에 배치한다. 신진 세력은 기득권 세력을 견제하며 국가를 위한 새로운 개혁안들을 제시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최초의 통일 왕조였던 진(秦)나라다. 진은 변방의 조그만 국가였으나, 목공과 효공 때 전국의 인재들을 모집해 국가의 기틀을 잡아 나갔다. 진시황 시절 한(韓)나라 출신의 정국이란 자가 진시황을 꼬드겨 전국 곳곳을 연결하는 대규모 수로공사를 벌였다. 진나라 출신의 신하들은 외국인인 정국이 대규모 공사를 벌여 진나라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게 되고 이를 진시황에게 고자질을 하게 된다. 진시황은 이에 솔깃 정국은 물론 진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외국 출신 대신들을 쫓아내라는 이른바 '축객령(逐客領)을 내리게 된다. 기존 세력들이 기득권을 지키고자 리더의 눈을 어둡게 한 것이다.

  이 불똥은 초(楚)나라 출신으로 여불위의 식객으로 있던 이사(李斯)에게 튀게 된다. 제왕의 길에 관심이 많던 이사는 자신의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진나라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되고 여기서 그 유명한 '간축객서(諫逐客書)'란 불후의 명작을 상소로 올리게 된다. 이사는 상소에서 상앙, 백리해, 건숙, 공손지 등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진나라에 충성을 바쳐 나라를 부강하게 한 인물들을 되새기며 이들이 없었다면 현재의 진나라도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외국 출신 인재들을 내치지 말 것을 간했다. 이 상소는 아래의 유명한 문구로 마무리된다.

  泰山不讓土壤, 故能成其大  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태산은 한 줌 흙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그렇게 높을 수 있었고, 강과 바다는 작은 물길도 가리지 않았기에 그 깊이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진시황은 이 글을 읽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쳐 축객령을 철회했을 뿐 아니라 당시 하급관리에 불과했던 이사를 승상, 대부, 어사와 동렬의 지위였던 정위에 임명하게 된다. 후에 이사는 통일 진나라의 재상을 지내며 법가 사상을 정치에 이용해 통일국가의 기틀을 잡는데 공헌했다. 만약 이 때 타국 출신의 객들이 모두 쫓겨났다면 통일국가 진나라는 역사에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성공하는 리더들은 학연, 지연, 혈연을 따지지 않고 능력 있는 인재들을 등용했다. 현 정권 초기 '고(려대)소(망교회)영(남) S라인(서울시)'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한 바, 그리 적절한 인재 등용은 아닌 것 같다.


 2.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한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를 읽어보면 로마제국의 성공하는 황제와 실패하는 황제의 뚜렷한 차이점이 나타난다. 바로 장수들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카이사르와 같이 성공한 황제들은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장수는 공격이 필요한 갈리아(현 프랑스) 인근이나 카르타고(현 이집트) 등지로 보내고 수비에 능한 장수는 수비 지역인 스페인 쪽으로 발령을 낸다. 실패한 황제들은 장수들의 특성을 잘 모르고 이를 어긋나게 배치해 수비가 필요한 지역에서는 공격을 해서 문제를 일으키고 공격이 필요한 지역에서는 수비에만 치중하다 시기를 놓치는 등의 잘못을 저지르다 국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삼국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제갈량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마속을 보냈으나 그가 잘못된 전략을 써 참패하게 되자 자식처럼 아끼던 그를 자신의 손으로 처단하고 만다. 난세의 간웅 조조도 인재 활용에 있어서는 전문가였다. 장수의 특성을 잘 파악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도록 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합비 전투가 가장 좋은 사례다. 그는 장료와 악진이라는 개성과 자부심이 강했던 두 장수에게 합비를 지키게 해 오나라의 대군을 물리치도록 한다. 손권 또한 관우의 복수를 위해 출병한 촉의 대군과의 전투에서 서생이었던 육손을 등용해 촉을 대파하는 전과를 올렸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각 개인의 역량을 잘 파악하고 적절한 인사배치가 이뤄져야 성장과 발전의 인자가 움직이게 된다. 국가 경영은 더욱 그렇다. 장관은 측근들을 챙겨주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나라를 위해 고민하고 헌신할 제대로 된 역량을 갖춘 적임자를 배치해야 나라가 잘 돌아가는 것은 당연함이다.


 3. 소통을 중시한다.  

  훌륭한 리더는 말하기 보다 듣기를 좋아한다. 어떻게 하면 고객의 의견을 잘 들을까, 직원들의 의중을 잘 파악할까, 국민들의 마음은 어떨까를 항상 고민한다. 그들은 듣기 위한 채널을 확대하고 거북할 수 있는 비판의 말들도 잘 수용한다. 조선시대 때 훌륭한 왕은 어땠는가? 수시로 상소를 읽고 신문고를 설치해 국민의 의견을 듣지 않았는가. 성공한 리더는 대부분 Great Listener였다.

  최근 세종대왕의 리더십에 관한 얘기가 책으로 나온 적이 있다. '세종처럼 - 소통과 헌신의 리더십'이란 책이다. 세종은 항상 국민을 걱정했으며 신하들을 잘 챙겨준 것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어린(어리석은) 백성을 위해 한글도 만들었고 측우기 등 각종 기기들도 발명했던 것이다. 잠들어 있던 신숙주에게 직접 옷을 벗어 덮어준 것은 그의 헌신의 리더십의 일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는 또 집현전을 신설해 인재를 육성하고 서적을 편찬했으며 국왕에게 조언과 자문까지 하도록 했다. 그가 듣기 위해 얼마나 노력한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조조 또한 어떤 전략을 세우기 전에 항상 모사들의 의견을 물어 참조했으며, 손권도 제갈량이 강동에 와 장소, 육개, 정보 등과 설전을 벌였을 때 열심히 들으며 향후 비전을 세우는데 참고했다.

  소통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필수 요건이며 리더가 하루에 몇 시간 씩 투자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이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말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려고 했지만 결과는 어땠는가? 듣기보단 말하기에 치중한 연설이란 비판이 많지 않았나.

  이런 측면에서 최근 일부 국회의원, 경영자 분들이 블로그나 트위터 등을 통해 국민들과 소통의 장을 열어놓은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국가는 제대로 된 길을 가지 못한다. 직원들의 입을 막는 회사가 고객 만족을 실천할 수는 없다.


  프로 스포츠에서 감독 한 사람이 바뀌어서 팀이 180도 달라지는 사례가 있다. 아이폰의 애플도 스티브 잡스가 경영에 복귀하면서 성장에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리더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국무총리나 장관 등이 임명될 때 거치는 인사 청문회를 볼 때 마음이 아픈 적이 많다. 병역 비리, 탈세, 위장전입 등 결격사유도 많은 사람들이 꼭 그자리에 앉아야 하는가, 우리나라에 그렇게 인재가 없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부디 우리 대한민국에 그리고 각 기업에 마음이 따뜻하고, 인재를 아끼며, 인재를 보는 안목이 탁월하며, 항상 귀를 열어 듣기를 좋아하는 그런 리더들이 많이 나타났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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