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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가가 되자/History & Strategy

지모 - 제4기 이일대로(以逸待勞) 깊은 잠에 취해 있을 때 무장하라

by 처음처럼5 2009.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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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로 소개되는 계책은 이일대로(以逸待勞)이다. 문자 그대로 편한함으로써 피로하기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편안히 휴식한 군대로 피곤한 적에 맞서며 배부른 군대로 배고픈 적을 상대하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전략이다.

이 계책은 '손자병법, 군쟁편(軍爭篇)에 나오며, 갖은 방법을 동원해 적을 피로하게 하고 자신을 편안하게 해서 전쟁에서 주도권을 쥐고 적을 물리치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국시대 말기 진나라의 장군인 왕전이 초나라의 항연을 물리친 사례다. 욱일승천의 기세로 한, 조, 위, 연나라를 평정한 진시황은 남쪽의 초나라의 복병에 당해 크게 대패한 후 노장군 왕전을 찾아가
군권을 맡긴다. 왕전은 60만 대군을 이끌고 초로 진격하고 초에서도 전국의 병사들을 모은 후 장군 항연으로 하여금 중산에서 적을 맞게 했다.
왕전의 대군은 중산에 도착한 후 급하게 초나라를 공격하는 대신 도랑을 파고 방어벽을 쌓고 요새를 만드는 등 오로지 방어준비만을 했다. 초나라 항연은 도발도 하고 군사도 출격시켰지만 왕전은 응하지 않았다. 초나라 군사는 지쳐갔고 사기도 크게 떨어졌다. 게다가 진나라 군대의 공격의지가 없다고 생각하고 경계심도 풀어졌다.
초나라 군대가 전혀 준비도 안한 상황이 되자 그제서야 왕전은 대군을 통해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고 손쉽게 전쟁에 승리하고 항연을 죽임은 물론 초왕까지 사로잡았다.

이일대로의 활용 방안은 다음의 세가지다.

1) 정신력과 기세를 갈고 닦는다. 자신의 병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때 적을 공격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어떻게든 적과의 전쟁을 피해야 한다. 후퇴와 수비를 하면서 힘을 키우고 난 후 유리한 기회가 왔을 때 용감하게 출격해야 한다.

2) 적을 피로하게 한다. 적의 힘이 강하고 그 기세가 맹렬할 때는 불필요한 희생을 줄이기 위해 적을 유인해 피로하게 해야 한다. 적의 체력이 바닥나고 기세가 한풀 꺾였을 때까지 기다리자.

3) 기회를 기다린다.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을 때는 산과 같이 근엄해야 하며 기회가 오면 토끼처럼 민첩해야 한다.

책에서는 1) 세 번째 북소리를 기다려 출격한 조귀 2) 초나라를 크게 물리친 왕전 3) 싸우지 않고 승리한 왕패 4) 적을 피로하게 만든 이문충 5) 꾀를 써서 이리를 없앤 목동 6) 싸우지 않고 성을 함락시킨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 총 13가지가 이일대로의 활용 사례로서 소개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일대로의 계책을 가장 잘 활용한 사례를 꼽는다면 거스 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이라 할 수 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 대표팀은 기술적인 면에서 유럽이나 남미팀에 뒤졌지만 월등한 체력을 앞세워 상대를 지치게 만든 후 후반전이나 연장전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상대했던 팀의 감독들이 우리 대표팀의 체력에 혀를 내둘렀음은 물론이다. 우리팀의 결승골은 대부분 후반전이나 연장전에서 터졌다.

우리 프로야구의 포스트시즌에서 정규리그 1위팀이 우승 확률이 높은 이유도 '이일대로'로 설명할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피곤한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기는 쉽지않다.

비즈니스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경쟁사를 지치게 만들고, 또한 '위위구조'의 계책으로 경쟁사의 약점을 계속 물고 늘어지자. 그런 후,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해 경쟁사의 고객을 뺏어오는 '이일대로'의 계책을 적극 활용하도록 하자.

* 사진 : 한국을 월드컵 4강으로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출처 - Naver 인물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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