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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Frontier/IT읽기

KT 홈FMC 출시 환영한다, 하지만 좀 더 완전해지려면...

by 처음처럼5 2009.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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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는 지난 14일 이석채 회장이 직접 기자간담회를 열고 홈FMC 서비스인 '쿡앤쇼(QOOK & SHOW)'를 위한 단말기 3종을 공개하면서 연내에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지난 6월 KT와 KTF의 합병 이후 나온 최초의 유무선통합 서비스라는 점에서, 그리고 소비자의 통신비를 34% 가량(KT의 설명에 따르면) 절감해 준다는 측면에서 그 의의가 크다.

  유무선을 아우르는 거대 통신사업자로서 자사의 매출잠식을 희생하면서 내놓은 FMC 서비스는 과연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가져올 것인가? 기업시장에서는 이미 삼성증권 등 증권가와 기상청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FMC 도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개인화된 서비스인 이동전화와 가족 단위 사용으로 최적화된 집전화가 합쳐진 서비스인 홈FMC는 과연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할 수 있을까? 그 성공 여부 판단에 기준이 될 몇 가지 이슈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발신자만의 요금 할인 : 번호 두 개 사용의 한계점

  LG텔레콤은 지난 2006년 4월 블루투스(Bluetooth) 기능이 탑재된 소형 '알리미'를 활용해 알리미 반경 30m 내에서의 통화는 유선전화 수준의 저렴한 요금이 적용되는 '기분존'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유선사업자와의 역무 침해 논란까지 불러일으킨 이 서비스로 LG텔레콤은 집전화 시장의 대규모 시장 잠식을 예상했지만 집전화 시장은 그렇게 무너지지 않았다. 왜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발신자만의 요금 할인 문제를 첫손에 꼽고 싶다. 기분존 내에서 전화를 거는 발신자는 3분 39원이란 저렴한 요금이 적용되지만, 그 발신자에게 전화를 거는 사람은 집전화(LM 10초당 14.5원)를 이용하든지, 이동전화(10초당 18~20원)를 이용하든지 공히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만 한다. 이래서는 집전화를 걷어버리고 기분존만을 사용할 수 있을까?

  KT의 홈FMC도 마찬가지가 될 우려가 있다. 홈FMC 고객은 070번호를 부여받아 집에서 인터넷전화 요금으로 전화를 걸 수 있지만 그 고객에게 전화를 거는 사람은 아주 특별한 경우(예컨데, 전화를 건 후 070으로 다시 걸라고 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이동전화번호를 전화를 걸게 된다. 기존 집전화 혹은 인터넷전화로 걸면 요금이 3분 38원~39원, 혹은 때로는 가입자간 무료로 저렴했지만 홈FMC 고객에게 전화를 걸게 되면 10초당 11.7원(인터넷전화)에서 14.5원까지 하는 비싼 요금을 물어야 하는 것이다.(아래 도표 참조) 도표에서 연노랑색으로 설정된 착신 요금을 보면 기존 시내 및 VoIP가입자가 홈FMC 혹은 LGT 기분존 고객에게 전화할 때는 기존 시내전화 가입자에게 전화를 걸 때 보다 상당히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표1] KT 홈FMC와 LGT 기분존 요금 비교

  이는 우리나라의 FMC가 이동전화번호와 인터넷전화번호 두 개를 함께 써야 함에 따른 필연적 불편함이다. 미국의 경우처럼 집전화와 이동전화의 식별번호가 같고, 인터넷전화에 대한 별도 식별번호가 없는 체계로 변경된다면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2) 통화 연속성 보장되나 : 통신사 간 상호접속료 산정은?

  FMC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이슈가 되는 것은 통화 경계를 넘나드는 경우의 통화 연속성, 즉 핸드오버(Hand-Over)의 가능성 여부다. 예컨데, 홈FMC 고객이 집에서 WiF망을 사용해 전화를 걸다 집 밖으로 나온다면 자연스럽게 KT의 이동통신망인 3G망으로 연동이 되어 통화가 끊어지지 않아야 한다. 이와 함께 강남역 인근에서 NESPOT으로 접속해서 통화를 하다가 이동중에 myLGNet으로 WiFi망을 갈아탈 때도 통화가 끊겨서는 안된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이 진전을 이루었지만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자연스러운 핸드오버가 이루어져야 완전한 FMC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와 함께 통신사 간 상호 접속료의 이슈도 해결해야 한다. LG데이콤의 myLG070 고객이 야외에서 이동 중인 KT 홈FMC 고객에게 전화를 걸다가 해당 고객이 집으로 들어와서 KT의 무선랜에 접속했다고 하자. 이 경우 LG데이콤은 KT의 무선기지국 접속료와 함께 KT의 인터넷전화 접속료를 함께 지불해야 한다. 각각의 접속료는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반대의 경우 접속료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사업자 간 확실한 정리가 FMC 서비스 출시의 선결 조건이 되어야 한다.

3) 두 개의 번호 따로 사용 : 하나의 번호로 통합은 안되나?

  첫번째 이슈에서 잠시 소개했지만 완전한 FMC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식별번호 체계가 아닌 유선과 무선을 아우르는 하나의 번호로 가야한다는 것이 본인의 생각이다. 물론 현재 방통위가 관리하는 번호의 체계에서 이런 작업이 단기간에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장ㅣ기적인 로드맵을 갖고 유무선 융합의 트렌드에 맞게 번호 체계를 관리해 나갈 필요는 있겠다. 하나의 서비스에 가입하는데 번호는 두 개에다 이동전화와 인터넷전화 두 가지의 서비스에 다 별도로 가입해야 한다는 것은 새로운 서비스의 탄생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머쓱하다.

  WiFi망을 이용하느냐,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느냐 하는 것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자의 기술적인 방법일 뿐이지 고객 입장에서는 아무 차이도 없다. 고객은 그저 하나의 번호로 집에서는 인터넷전화로 싸게 걸고 받으며, 밖에서는 이동전화로 이용하고 싶은 이유에서 FMC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러므로 완전한 FMC가 되기 위해서는 010과 070으로 분리된 번호의 통합이 꼭 필요하겠다.

  이상에서 KT가 출시 예정인 홈FMC 서비스의 다소 아쉬운 점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KT의 공격적이고 과감한 행보는 환영받을 만하다. 하지만, 이에 부응하는 정책적 지원과 사업자의 서비스 혁신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FMC 또한 까다로운 현재의 고객들에게 외면받을 우려가 높다. KT보다 서비스 출시가 한 발 늦은 LGT와 SKT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 고객 중심의 FMC 서비스를 출시하기를 기대해 본다.

* 사진 - 세계최초로 3W를 지원하는 삼성전자의 쇼옴니아폰(SPH-M8400), 출처 - Daum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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