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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가가 되자/History & Strategy

지모 - 제7기 무중생유(無中生有) 아무것도 없지만 있는 것처럼 보여라

by 처음처럼5 2009.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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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중생유(無中生有)는 '노자(老子)' 40장 "天下萬物生于有, 有生于無(천하 만물은 모두 유에서 생겨나고 유는 무에서 생겨났다)"에서 나왔다. 원래의 뜻은 근거 없이 사실을 날조하여 죄를 뒤집어 씌운다는 것이었다. 더 넓은 의미에서는 '허허실실'의 방법을 사용하고 가상, 허구를 이용해 적의 잘못된 판단이나 행동을 유발하는 계책으로 쓰인다.

  '무중생유'에는 다음과 같은 뜻이 포함되어 있다.

1) 근거 없이 사실을 날조한다. 존재하지 않은 것을 사실로 만들고 모기를 코끼리라 한다. 이는 적을 없애고 타인을 모함해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함이다.

2) 거짓으로 진실을 대신한다. 거짓을 진실로 꾸미거나 거짓을 진실로 만들어 이득을 취한다.

3) 공연히 평지풍파를 일으킨다. 적이 평온한 상황에 거짓정보를 이용하거나 유언비어를 퍼뜨려 적을 혼란스럽게 만든 후 그 기회를 이용해 승리를 얻는다.

  이 계책은 정치권에서 흔히 사용된다. 특히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누군가를 모함할 때의 독계(毒計)로는 효과 만점이다. 최고 통치자의 의심이나 불안 심리를 이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임진왜란 때 왜구의 침략에 맞서 승승장구하던 이순신 장군이 어찌하여 병권을 놓게 되었는가. 바로 조정에 있던 간적들의 '무중생유'의 계책이 아니었나.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도 애굽에 노예로 팔려갔을 때 보디발의 아내의 '무중생유'에 희생되어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

  책에서 소개되는 무중생유의 생활 활용 지혜로는 1) 독을 써서 신생을 모함한 여희 2) 세치 혀로 천금을 얻은 장의 3) 유언비어를 퍼뜨려 곡율광을 죽인 조정 4) 간계를 써서 악비를 제거한 진회 5) 먹을 것을 얻어낸 가난한 알리 6) 편지 한 장으로 적을 물러가게 한 표트르 대제 등 총 13가지다.

* 사진출처 : 뉴시스

  최근 노무현 전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이었던 한명숙 전총리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의 출두 요청을 받고 있다. 조선일보가 수뢰 관련 기사를 대서특필했고, 한 전총리 측은 수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전 총리가 노무현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을 만큼 노무현 색깔이 강하고,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이자 나아가서는 차기 대선 후보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검찰 조사에 또 다른 의혹의 말들이 이곳저곳에서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4대강 개발 강행과 세종시 원안 수정으로 다소 궁지에 몰린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내민 반격의 카드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모'의 8계이자 본인이 두 번째로 소개했던 암도진창 계책으로 국민의 관심을 분산시킴과 동시에 아직 '설'에 불과한 얘기를 마치 '진실'처럼 호도하는 것은 그 결과가 어떠하든 한 전 총리와 민주당, 그리고 친노무현 계 사람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부디 이번 한 전 총리 관련 의혹이 무중생유의 계책으로 여당이나 언론에 이용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KT가 아이폰을 도입하려 하자 삼성전자와 SKT를 필두로 해서 아이폰의 단점에 대해 출시 전부터 많은 얘기들을 언론에 흘렸다.

* 야신 김성근 SK 감독(출처: Osen)

최근 출시 이후 아이폰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그들의 언론 플레이는 가관이다. 옴니아2의 지면 광고를 보라. 할 말이 없다. 그들의 주장이 근거 없는 것은 아니나 크게 중요하지 않은 사소한 약점(잘못)일 수도 있는 점들을 크게 부풀려 마치 엄청난 약점인 것처럼 얘기한다면 이 또한 비즈니스 계의 '무중생유' 전략이라 부를 만하다.

  프로야구계에서는 SK 김성근 감독이 대단한 전략가(야신)로 불리운다. 흐름이 조금 불리하게 돌아가면 상대의 사소한 잘못도 지적해서 그들의 집중력을 흐트려 놓는다. 지난 KIA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상대의 사인 훔치기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승부의 세계에서 이기려고 쓰는 전략은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특히, 전쟁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페어플레이 정신이 요구되는 곳에서 평지풍파를 노린 '무중생유'의 계책은 분명 '야비하다'는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의 존경할 만한 엄청난 야구 열정과 리더십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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