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에 필자는 조그만 커피숍의 사례를 들어 소규모 서비스업의 창업 성공 비결 4가지를 정리한 적이 있다.
(관련글 보기) 오늘 이와 관련하여 다시 한 번 성공하는 맛집의 탁월한 마케팅 전략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성공한 음식점 사장님들이 전문서적이나 학교에서 마케팅 전략을 체계적으로 공부했을 가능성은 낮지만, 타고난 감각과 풍부한 고객 응대 경험으로 책이나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실로 유용한 마케팅 전략을 보여주고 있어 다시 한 번 정리해 본다.
오늘 소개할 집은 남대문 시장 수입상가 내에 있는 막내회집이다. 내가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기에 맛이나, 메뉴, 만족도 등에 대한 언급은 생략하고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 모든 사진출처 : 이태원 와인공장 블로그(http://blog.naver.com/wine_factory)
1. 고객을 기억하라(CRM은 여기에!!!)
역시 이것이다. 고객을 기억하고 고객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 그리고 고객의 취향을 기억하는 것은 성공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 집에 들어서는 손님은 마치 어제 다녀간 집을 들르듯 자연스러운 사장님의 응대에 깜짝 놀라게 된다. 한 번이라도 온 손님은 사장님의 기억력에, 처음 온 손님은 이것저것 친근하게 대화하면서 자신을 기억하려고 하는 모습에 친근감을 가지게 된다.
요즘 많은 기업이 Big Data다, CRM이다 하며 고객의 정보를 갖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기업 마케팅 담당자라면 이 집에 꼭 들러보기를 권한다. 진정한 CRM은 여기에 있다. 고객이 주문하려고 하면 "말 안해도 다 안다. 그냥 앉아 있어. 지난번에 숭어매운탕 맛있게 먹었잖어..."라며 아주 정겨운 반말로 알아서 주문해 주면 손님은 누구나 다 깜짝 놀라고 만다.
2. 고객을 기분좋게 만들라(고객은 가족이다!!!)
사장님의 입담은 손님을 아주 행복하게 한다. 회장님, 사장님, 도련님, 예쁜공주님... 사장님께서 손님들의 성별과 연령에 따라 부르는 호칭들이다. "예쁜공주님, 내가 밥 비벼줄게", "도련님, 이것도 한 번 먹어봐" 친근하면서 기분좋게 하는 목소리로 고객을 즐겁게 만드는 특유의 화술을 공부하신 것은 아닐까???
3. Before Service(After Service로는 차별화가 안된다!!!)
말은 쉬운데, 실천이 안되는 것이 바로 Before Service이다. 우리는 사람이 붐비는 식당에 가면 저절로 종업원 눈치를 보게 된다. "저기요~", "이모님~" 손도 들고 목소리도 높여 보지만 우리를 보는지 안보는지... 이 집에서 주는 감자조림은 별미다. 회접시나 나오기 전에 벌써 그릇이 비고 있으면 우리 사장님 언제 관찰하셨는지 벌써 와서 밑반찬 그릇을 갖다 주고 계신다. 손님이 시켜서 주면 심부름이고, 손님이 시키기 전에 주면 서비스라는 표현을 본 적이 있다. 이런 집... 정말 기분이 좋아지고 또 가고싶어진다.
4. 깔끔한 마무리(다음을 기약하라!!!)
성공한 커피점을 분석했을 때도 언급했지만 오늘 또 똑같은 경험을 했다. 기분좋게 후식을 먹고 있을 때 우리 사장님 또 오셨다. "담에 또 와요, 지금이 도루묵 철이라 담에 오면 도루묵 매운탕 맛있게 끓여줄게" 멋진 애프터 약속이다. 계산을 하러 카운터에 갔다. "오늘 처음 왔으니, 원래는 11만원이지만 10만원만 받을게" 음... 난 이 집에 원하지 않는 1만원 빚을 지고 말았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빚을 갚고자 하는 커다란 본능을 갖고 있다. 다음에 한 번 더 들르고 싶고 그 때는 맛있는 도루묵 매운탕을 기대하며 말이다.
마케팅이라는 것이 사실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무지 어려워 보이지만 실생활에서 발견하려고 하면 사소한 것에서도 다양한 전략이 묻어져 나온다. 나는 이런 분들을 감히 마케팅 전문가라고 칭하고 배우고 싶다. 이 분들을 보면 몸에 마케팅이 배어져 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깨달은 삶의 지혜... 그것이 바로 마케팅이며 성공 요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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