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4일부터 종로5가 두산아트센터에서 장기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Spring Awakening) 얘기를 할까 한다.
배우들의 호연과 짜임새 있는 각본, 깔끔한 연주로 뮤지컬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두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지루하지 않고, 몰입이 되었으며 마지막에는 긴 여운도 남겨주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특히 12월 23일 공연까지는 한국뮤지컬대상 3개 부문 수상 기념으로 4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R석 4만 8천원, S석 3만 6천원. 고3 수험생은 R석 3만원, S석 2만원의 파격가!
모리츠 역의 조정석은 뮤지컬 연기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 줄 정도의 열연을 펼쳐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그의 눈빛과 열정을 가까이서 보았다면 그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팬이 될 것이다^^
* 억눌린 자들의 방황과 일탈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청교도 정신이 지배하던 19세기 독일. 자아와 성정체성을 알아가는 10대들은 조금씩 방황하게 된다.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에 대한 반발, 성에 대한 호기심, 신앙에 대한 회의들...
기존의 방식에 사로잡힌 세대와 교육체계, 신앙문제는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결국 그들은 일탈이라는 방법으로 자신의 방황을 해결하고 만다. '자살'과 '혼전 성관계로 인한 임신', 그리고 '퇴학'
기존 세대가 믿고 있던 교육, 윤리, 신앙은 10대들에게는 반항과 저주의 대상이었을 뿐.
10대들을 향해 '윤리적으로 타락했다'고 손가락질 하는 어른들에게 그들은 강하게 'F*** Y***'를 날린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소통'이었다.
* 깨어진 관계들
선생님은 자신의 논리에 반발하는 학생을 체벌하고,
아버지는 딸에게 폭력을 가하고,
또 다른 아버지는 낙제한 아들의 뺨을 때리고,
어머니는 임신한 딸의 뺨을 때린 후 낙태수술을 강요한다.
사회의 가장 기본이 되는 관계들은 이렇게 깨어져 있다.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은 없고 손가락질만 할 뿐이다. 소통이 없는 단절된 관계... 먼저 웃어주고 마음을 열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 각색으로 좀 더 다가왔더라면 - 살짝 아쉬움
30대 중반인 내게 이 뮤지컬은 다소 남의 얘기 같았다.
너무 예전의 경험이라 - 무려 20여년 전- 가물가물했던 기억이란 점,
그리고, 부모의 마음으로 보기에는 요즘 세대가 그때의 세대와는 너무나도 다르다는 점.
그들의 주된 고민인 교육과 신앙, 성정체성 등은 요즘 10대들과는 다른 얘기가 아닐까.
인터넷의 발달로 수많은 정보가 공개되었고 숨기거나 덮어지는 것은 거의 없다. 10대들도 알 건 다 안다는 얘기다.
그래서 원극을 각색했더라면 어떗을까 생각해 본다. 현대 우리 대한민국 10대들의 고민을 녹였더라면.
사교육 중심의 공부에 내몰리며, 혼란한 가치관을 잡아줄 이념마저 흔들리고, 인터넷 사용 등에서 기존 베이비붐 세대와의 갈등으로 고민하는 10대...
그들의 방황과 일탈, 그리고 희망적인 해결책도 제시했더라면 더 큰 박수를 받지 않았을까.
끝으로,
항상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정책을 만드시는 교육계의 높으신 분들
학생들의 행동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일선학교 선생님들
아이들의 고민을 알고싶으신 학부모님들
특히, 소통의 중요성을 모르고 계신 정치인들에게 이 공연을 강추하고 싶다.
* 사진 출처 : Daum 공연 정보,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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