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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인터넷은 민주주의의 적? - 인터넷에 속지않기 위해 꼭 알아야 할 3가지 이론

by 처음처럼5 2009.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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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인터넷을 통해 많은 글을 접하면서 - 특히, 최근 블로거들의 의견에 많이 의지하면서 - 인터넷이 민주주의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지만, 악용된다면 선량한(?) 피해자를 만들 수도 있겠다는 위험한(?) 생각을 해 보았다. 이른 바 인터넷을 통한 '마녀사냥'으로 과거 '된장녀'라든가 최근 2PM의 '재범 막말 파문'까지 변명의 기회도 제대로 부여받지 못하고 사회에서 '매장'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성적이어야 할 네티즌들이 왜 갑자기 감정적으로 변하고 동조하고 지지하고 그렇게 되는건지...

  이런 와중에 '모리 켄' 씨가 지은 '구글·아마존화 하는 사회'라는 책을 읽으면서 마지막 장에서 이런 위험들을 불러 올 수 있는 사회학적 이론들이 있어 공유하고자 한다.

* 일극집중 - 빈익빈 부익부 현상

  정보가 다양해지고 더불어 정보생산자가 다양화된 웹2.0 시대에도 이른 바 '일극집중'이 일어나고 있다. 객관성이 결여된 정보생산자가 다수 존재한다면 '서평'이나 '영화평', '상품후기'마저도 조작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미 블로그나 SNS를 통한 기업들의 마케팅이 활발해졌고 입소문을 유발하는 블로그마케팅 대행사도 급속히 증가했다. 이런 환경에서 '베스트셀러'나 '흥행영화', '밀리언셀러 음반'이 조작될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한다.
  '다수가 지지하는 상품이 좋은 상품'이라는 심리는 누구에게나 존재하며, 어느 대상에 대해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고 임계점에 다다르면 일극집중 현상이 일어난다. 팔리고 있다는 상황 자체가 무엇보다 강한 소구효과를 낳게 하여 더욱 많이 팔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 피드백 효과를 수확체증, 자기 조직화라고 부르고 영어로는 '파워 로(Power Law)'라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끼워팔기 등으로 독점의 지위를 더욱 굳혀가고 있으며, 전세계의 모든 정보는 구글이 좌우하고 있다. 인터넷 세상에서도 가진 자에게 돈과 정보가 집중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 집단 분극화

  네트워크에서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집단의 의견은 배제하고 같은 집단끼리 어울리기 때문에 사고방식이 편향적이기 쉽다. 이를 '집단 분극화'라고 한다. 이는 최근 일고 있는 '개인화'와 '네트워크화'라는 웹의 특성이 가져온 결과다. 개인화 프로그램은 자신이 관심 있는 것만 자동적으로 선택하게 하고 - 예컨데, 즐겨찾기와 링크 등 - SNS에서는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지인들만을 네트워크화한다. 이럴 경우 정보는 특정 집단 내에서 매우 편향된 상태로 유통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편향된 정보는 결과적으로 인터넷 공간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될 우려도 있다.

* 침묵의 나선

  독일의 사회학자 엘리자베스 노엘 노이만은 1984년 '자신의 의견이 우세하다고 여긴 사람은 목소리가 커지고, 열세라고 인식한 사람은 침묵한다. 그 결과 우세 의견은 보다 세력을 확장하고 열세 의견은 더욱 소수가 된다'라는 '침묵의 나선' 이론을 발표했다. 이는 직장 및 조직에서 많이 경험하는 일이다. 인터넷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의견에 대한 여론에 반대되는 의견을 자신있게 올리기도 힘들 뿐 아니라, 이 경우 수많은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조용히 사라지고 만다. 무엇보다 '다양성'이 존재해야 할 인터넷에서도 침묵이 발생하게 되고 시쳇말로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교통사고 논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검색엔진 조작을 통한 허위 정보의 사실로의 둔갑,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정보를 모두 읽을 수 없는 현실, 그리고 누군가에 의해 유도된 사고 등 허점 많은 인터넷에서 '대중의 지혜'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사람들은 아마존이 제공하는 개인화, 혹은 구글이 제공하는 검색 결과를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척도 없는 네트워크에 의해 일극집중이 가속화되는 현시점에서는 앞으로 얼마나 다양성과 이질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일극집중화된 획일적 사고를 지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주체성 있는 사고 관철하는 것.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이제 새로운 형태의 '대중의 지혜' 지녀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저자의 말에 적극 공감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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