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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가가 되자/History & Strategy

지모 - 제11기 이대도강(李代桃畺) 자두나무가 복숭아나무를 대신해 죽다

by 처음처럼5 2010.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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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도강'의 원뜻은 자두나무가 복숭아나무를 대신해 벌레의 공격을 받았다는 것으로 형제간의 우애를 비유할 때 쓰였고, 후에는 서로 책임을 대신해 주거나 상대방을 대신해 힘든 일을 당하는 뜻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었다.

    두 가지 이익이 있을 때는 그 중 큰 것을 취하고, 두 가지 해로움이 있을 때는 그 중 가벼운 것을 취해야 한다. 무협지에 많이 나오는 '살을 주고 뼈(목숨)를 취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 또한 이대도강의 한 사례다.

  
  '이'는 희생되는 쪽이고 '도'는 지켜지는 쪽을 말하는데, '이'로 활용되어지는 비극적인 운명을 피하려면 다음의 세 가지 사항에 주의해야 한다.

① 자신의 실수가 아니면 관여하지 않을 것
② 문제가 있는 곳은 가까이 가지도 말 것
③ 억울한 일이 있다면 절대 참지 말 것

  이 계책은 다음의 다섯 가지 내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차(車)를 버리고 한(漢)을 보호한다. 장기를 둘 때 한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 공격력이 강한 차를 버린다. 이 법칙은 외교, 정치, 경제 그리고 일상생활의 많은 곳에서 적용될 수 있다.

2) 바둑돌을 버려 선수를 잡는다. 비록 바둑알 몇 개를 잃게 되겠지만, 결과적으로 선수를 잡는 데 유리하게 되어 게임을 이길 수 있다.

3) 고통을 감수하며 아끼는 것을 희생한다. 꼬리를 잡힌 호랑이는 앞뒤 살피지않고 자신의 꼬리를 끊고 도망간다. 자신의 가장 아끼는 것을 포기하고 목숨을 구한다.

4) 속죄양을 만든다. 자신이 지은 죄를 남에게 덮어 씌운다. 이는 정당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5) 다른 사람을 대신해 일의 책임을 진다. 자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때 자신이 주동적으로 나서 그를 대신해 책임을 진다.

* 모든 지략에 탁월해 난세의 간웅으로 평가 받는 조조

  동한 말년 조조가 스스로 황제라 칭한 원술을 토벌하기 위해 수춘 원정을 떠났을 때의 일이다. 원술이 성을 굳게 지키며 조조의 도발에 응하지 않자 원정군인 조조군은 군량미와 마초가 부족해지는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이에 조조는 군량을 아끼기 위해 군량미를 관리하는 왕후를 불러 병사들에게 작은 되로 곡식을 나누어 줄 것을 명령했다.

  며칠이 지나고 식량이 부족한 군사들은 불만을 토하기 시작했고 병사들이 동요하기 시작하면 전쟁에서 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조조는 왕후를 장막으로 불러들여 말했다.

  "내가 너에게서 한 가지 물건을 빌려 군사들의 마음을 진정시키려 하는데 빌려 줄 수 있는지 모르겠구나."

  그러자 왕후가 대답했다.

  "승상의 어려움을 해결하시는데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던 아깝지 않습니다!"

  이 말을 들은 조조는 갑자기 엄한 얼굴을 하며 "그것은 바로 네 목이다!"라며 소리치고는 칼로 왕후의 목을 내리쳤다.

  이윽고 장막에서 나온 조조는 전군에게 알렸다.

  "전창이 왕후가 일부러 작은 되로 병사들에게 군량미를 나누어 주었다. 이제 사건의 전말이 밝혀졌으므로 내 그를 참수형에 처했다."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하는 사병들은 조조의 공정한 일 처리를 보고 더 이상 그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다.

  얼마 후 연주에서 군량미가 도착했고 조조는 결국 원술과의 싸움을 이겼다.

  어찌 보면 상당히 잔인한 방법이지만 승리를 위해서 조조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했다. 물론 죽음을 당한 왕후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억울할 수 밖에 없다.

  책에서 소개되는 '이대도강'의 활용 사례로는 1) 몸을 바쳐 제나라를 구한 완자 2) 말 경주에서 이긴 손빈의 비결 3) 타이완 여행객의 보험사기사건 4) 강도를 속인 애거서 크리스티 5) 드네프르 강 전투 등 총 12가지다.

* 현 정부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는 정운찬 총리

  '이대도강'을 정리하면서 떠 오르는 인물이 바로 정운찬 총리다. 역대 국무총리는 '이대도강'의 '이'로써 가장 많이 이용된 사례가 아닐까 한다. 대통령이 추진한 정책이 잘못되면 항상 국무총리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곤 한다. 심한 경우에는 관련 부처 장관도 함께 교체된다.

  마치, 위의 '왕후'의 사례처럼 대통령이 지시한 것일지라도 국무총리는 아무런 반발도 못하고 책임을 떠맡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민심을 수습하고 대통령은 자신의 자리도 보존하게 되는 것이다.

  정운찬 총리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향하는 화살의 절반 이상을 그가 받아내고 있다. 용산 참사도, 세종 신도시 수정안도, 4대강 사업도 그렇다. 국민의 여론이 악화되면 그가 물러나는 것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면죄부를 얻을 것이다.

  조선시대 왕들은 가뭄이나 전쟁 등 국가의 환난이 닥쳤을 때 몸소 흰 옷을 입고 제사를 올리기도 했다. 자신의 덕이 부족해 백성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대통령을 비롯한 현대의 정치인들이 그 때의 절반 만큼이라도 국가와 백성들을 사랑한다면 책임 떠넘기기 등의 무책임한 행동은 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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